서거석 전 전북대총장(사진, 이하 서거석) SNS에서 볼 수 있는 글 소재와 배경 사진은 꽃이 많이 들어있다. 꽃을 사랑하는 남자이며 꽃을 든 남자가 서거석이다.

자고로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공감 능력이 뛰어나 악한 사람이 없으며 인성이 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생화가 아닌 조화(인조 제품 꽃)는 가식적인 부분이 있으니 경계를 해야 한다.

4월은 어느 곳을 가든지 봄꽃이 만발하다. 며칠 전 올린 글에도 "문득 지나다 하늘을 봅니다. 억장의 코로나 속에서도 하늘은 파랗고 그 하늘로 꽃들이 피어납니다. 살구꽃이 피고 목련이 피고, 개나리도 살랑거립니다"라고 적고 있다.

오일도의 내 소녀 라는 시를 소개하며 "꽃빛에 아른거리는 추억 그리고 그리운 사람들... 이 봄 저도 주저앉아 저 꽃에 취하고 싶어집니다"라며 진한 감수성을 내비쳤다.

3월 9일에는 전주 초등학생이 레미콘 차량에 치여 숨진 것을 안타까워하며 올린 글에는 "이 화사한 봄날 눈부신 햇살에 꽃으로 활짝 피어나야 할 아이가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하게 되니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죄책감마저 듭니다"라며 하얀 국화꽃을 배경 사진으로 올렸다.

많은 댓글과 공유가 올라왔지만 글을 읽은 페친들은 짠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을 것이다.

사진-서거석 전 전북대총장 SNS

배우자가 교통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퇴원한 날에도 서거석은 무릎 꿇고 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쳤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팔불출이라는 궂은 소리를 걱정할만하지만 서거석은 그런 것에 괘념치 않고 오랜 기간 내조를 해준 배우자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하였다.

검은 속을 감추기 위해 화려한 꽃으로 위장할 수는 있어도 진심이 담긴 마음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소년 감성을 가진 서거석이 우리에게 던져줄 꽃의 화두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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