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용(부안군청)
송주범(전 서울시의원)
송주철(부안초 5학년)

조남철 선생의 아버지 조봉구씨가 1921년 식산은행 줄포출장소 발령을 받아 전북 부안군 건선면(=줄포면)하고 인연을 맺게 된다.

선생은 줄포 집에서 8살까지 살다가 서울로 이사가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1937년 일본 기타니 미노루 9단의 문하생이 되었으며 한국바둑의 대부가 되었다.

선생의 생가는 줄포면 보건지소 부근이다. 현재 줄포면 김재표씨 집 앞에는 조남철 생가 안내판이 있어서 이곳을 찾아오는 바둑인들이 사진 촬영하는 필수 코스이다.

오래전 김재표씨 집을 배회하는 어르신이 있어 "누구를 찾고 있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이곳이 내가 어려서 살았던 곳이다"라고 말하면서 "제가 조남철입니다"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고 한다.  

김재표씨는 선생을 집으로 초대하여 하루 숙박하며 고향의 냄새를 마음껏 가져가시라고 권하여 뜻하지 않았던 생가터 주인의 배려로 추억을 찾는 귀한 1박을 하게 되었다.

선생은 김재표씨 댁에서 준비한 소고기죽을 맛있게 드셨다고 한다. 밤에 거의 뜬눈으로 마당을 서성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고 전했다.

이후 선생은 2001년 7월 13일 제1회 조남철국수배 어린이 바둑대회 참가 차 부안을 방문하여 생가를 다시 방문했다.

서울에 계신 선생을 승용차로 모셔온 사람은 현재 부안군청에서 바둑대회 업무를 맡고 있는 김진용 씨이다. 대동농기계 이재진 전무가 제공한 신형 그랜저를 몰고 서울-부안 왕복을 편하고 안전하게 모셔다드렸다.

대회 하루 전 부안에 도착한 조남철 선생은 줄포면 생가를 찾았으며 동네분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변산면 선리치랜드에서 1박을 했다. 고향을 찾은 선생을 위해 대회 관계자들이 준비한 것은 스트레칭을 병행한 맛사지였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바둑판 있으면 조남철 선생 사인을 받아 놓으면 좋다고 했지만 어디서 바둑판을 구할 것인지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했다고 한다.

2001년 7월 14일부터 2일간 부안동초등학교 강당(현재 부안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회 조남철국수배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는 600여 명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뤘다.

대회 홍보물 표지 모델은 송진삼 부령새마을금고 이사장 아들 송주철(당시 부안초등학교 5학년)이다. 부안 바둑교실에서 공부한 인연으로 한국바둑 대부와 대국하는 장면을 갖게 된 굉장한 추억이 만들어졌다.

2019년 제18회 대회는 열렸으나, 2020년 제19회 대회는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다. 올 대회도 현재까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조남철 국수배를 개최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해준 분은 송주범 전 서울시 의원이다. 송주범 의원이 한국기원 관계자들을 움직여 한국기원 총재이면서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고 있던 한화갑 총재를 제2회 대회에 참석하게 했다.

한화갑 총재는 바둑대회장인 부안예술회관 귀빈실에서 건강이 좋지 않아 대회를 참석하지 못한 조남철 선생에게 안부전화를 했다. "선생님을 대신해서 제가 참석했습니다. 대회를 잘 마치겠습니다"라며 조남철 대회 위상을 한층 높여주었다.

한편 전국대회가 18년 동안 계속해서 열리고 있지만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조연들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조남철 바둑기념관을 목표로 출발한 부안군 줄포면 바둑공원은 현재 줄포만갯벌생태공원으로 변해있으며 한쪽 구석에 조남철 선생 사진만 몇 장 걸려 있을 뿐이다. 누가 보더라도 초심을 잃은 것이 분명하다.

2001년 제1회 조남철국수배 전국어린바둑대회, 故조남철 선생, 右 송주철 학생(부안초 5학년)

부안군 줄포면 김재표씨가 조남철 생가 안내판을 보고 있다.

조남철 선생의 아버지가 근무하던 식산은행 줄포출장소를 김재표씨가 안내하고 있다.

2001년 바둑대회 책자, 이세돌 9단의 서명이 보인다.

2017년도 대회 모습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저작권자 © 부안인터넷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