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범 전 국회의원 보좌관

농번기를 맞은 농촌의 인력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오죽하면 고령노동자마저 특급대우를 받는 실정일까. 그동안도 귀한 대접을 받던 외국노동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수급불균형에 이르러 더욱 귀한 존재가 되었다. 외국노동자가 없다면 이젠 농사짓는다는 것조차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안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농촌일손부족을 덜어낼 외국노동자의 수급문제, 특히 수급불균형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농번기 외국노동자수급대책을 지방자치단체별로 맺고 있는 국외우호결연지역과의 인적교류에서 그 방안을 찾을 수는 없을까. 부안군이 맺고 있는 국외우호결연지역만도 현재 2곳에 이른다. 모두가 중국이고 인구가 93만 명인 호북성 홍호시와 인구가 310만 명인 섬서성 안강시이다.

부안군이 밝힌 결연목적은 청소년, 관광, 경제, 교육 등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교류라고 되어있다. 나는 부안군과 양 도시가 그 무엇보다도 실질적인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여긴다.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면 교류의 의미가 퇴색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외우호결연지역인 홍호시 및 안강시와 실질적인 인적교류는 미진한 것 같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데 ‘국외우호결연지역과 부안군 농번기 인력수급대책과 무슨 연관이 있다는 말일까?’하고 의문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실제 그런 의문을 가져보자. 문제해결을 위한 의문을 갖게 된다면 반드시 해법은 도출될 것이다. 부안군 농촌인력수급에 관한 의문과 해법을 나는 국외우호결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한꺼번에 모두를 언급하기엔 아직은 때 이른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주요 과정만을 우선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부안군 정치권 특히 부안군수와 부안군의회 의원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 포스트 코로나이후의 부안군 농촌인력의 원활한 수급대책을 온전한 법제도로 갖추어 나가길 기대한다. 이것이야말로 민심을 따르는 좋은 일이고 선출직 공직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첫째, 산업연수생신분의 취업비자로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중국, 몽골이나 동남아지역 국가의 지역을 최우선적으로 선정하여 부안군과 지역 간 우호결연체결 혹은 자매도시결연을 맺는다.

둘째, 실질적인 인력수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당사자 간 협약체결 이상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셋째, 인력수급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지자체(행정기관)의 책임 하에 직접 부안군 농번기에 필요로 하는 자국민을 선발하고 입국 및 출국시킨다.

넷째, 출입국절차에 관한 제반 사항은 협약체결 지자체와 부안군이 선제적으로 해결한다.

다섯째, 부안군에 입국하는 노동자에 관하여는 부안군이 책임지고 인력수급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여섯째, 농번기에 입국하는 노동자는 한시적으로 체류자격을 얻을 수 있는 제도적 보장을 한다.

일곱째, 양 지자체의 구성원(농번기입국노동자와 부안군농가)이 실질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인건비 표준화를 도입한다.

여덟째, 농번기입국노동자의 안전과 출입국절차 등에 대하여는 상시적이고 호혜적인 기회균등을 갖도록 하여 농번기입국노동자의 숙련도를 증진시켜간다.

부안군이 국외우호결연지역을 통한 농촌인력수급대책을 수립하는 일은 그 누구보다도 부안군 제도권 정치인들이 앞장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국외든 국내든 상관없이 우호결연을 위한 모든 주도권을 쥐고 있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제도권 정치에 몸담고 있는 정치인들은 부안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농촌을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그 첫째가 바로 농촌일손부족의 해결이다. 그러라고 정치가 있는 것이고 선출된 정치인으로 대접받는 이유이다. 하물며 이에 대한 대책은커녕 근본물음조차 갖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농촌문제를 보듬어 해결하는 선출직 공직자가 되겠다고 나설 수 있다는 말인가. 선출직 공직자의 어불성설(語不成說)을 탓하기엔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부안군 농촌현장이 너무도 엄중하다.

어느 누구도 시행해보지 않은 정책을 실행에 옮기기란 매우 어렵고 고충이 따를 수도 있다. 그것도 소규모 지자체인 부안군에서 앞장서 실행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일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외국인노동자수급에 대한 제도적 인식의 변화는커녕 이를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다면 부안군민에 대한 선출직 공직자의 복지부동이고 의무태만이다. 특히 중앙정치세력이나 누구누구와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선출된 공직자라면 이러한 때 그 인연을 써먹어야 한다. 그게 부안군민과 부안군을 그리고 농업을 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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