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군수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공무원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면 5만 군민은 순간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지난 14일 오전 9시 30분경 부안읍 동문안 당산 '돌오리상'이 제 자리를 찾아 올려지게 되었다. 현장 작업을 진행 하고 있는 사람들은 문화재 유지-보수 업체 K 회사이고 전북대 민속학 H 교수가 지켜보고 있었다.

돌오리상이 어느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최소한 패철을 보면서 방향을 잡든지 해야지 성황산 방향을 가리키면 맞는다는 식의 일처리에 다소 이견이 있었다.

참석한 H 교수는 당산제에 직접 관여했던 주민들이 제일 정확하게 잘 알 것이라고 말했고, 담당 학예사는 당초 돌오리상이 있었던 곳에 U자형 홈이 있으므로 그곳에 돌오리상을 앉히면 방향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국가민속문화재 제19회 동문안 당산 돌오리상은 2003년 2월 분실되었다. 그러나 군민 대다수는 이러한 일에 대해 조급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부안읍 동중리 2구 마을 주민들만 애를 태우고 있었을 뿐이다.

군수가 몇 번씩이나 교체되었어도 국가민속문화재 분실에 대한 일언반구 말 한마디가 없었다. 지방선거 TV 토론회에서도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2019년 3월 3일 도난당한 돌오리상을 문화재청으로부터 받게 된다. 2019년 3월 5일 돌오리 반환식은 부안군수, 문화재청장에게 씻을 수 없는 수치감을 안겨 주었다.

원인제공 당사자는 담당 공무원이었다.

황준구 민속학자는 부안군, 문화재청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돌오리상은 청자박물관 수장고에 만 2년간 갇혀 있었다. 돌오리상이 돌아왔다며 좋아했던 동중 2구 마을 주민들은 부안군의 엉터리 행정에 실망하게 되었다.  

그동안 부안군은 문화재청과 긴밀한 업무 교류를 통해 드디어 2021년 4월 동문안 당산 돌오리상 원위치 복원을 승인받게 되었다.

국가민속문화재는 그 중요성 때문에 사소한 것이라도 형상 변경을 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부안군은 문화재청으로부터 '형상변경' 승인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원형복원에서 벗어난 작업인 돌오리상을 돌 접착제를 사용하여 기둥에 붙이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 이야기다.

민속학자들은 당산제에서 돌오리상에 새끼 동아줄을 감아올리는 것이 마무리인데, 동아줄 무게를 견디지 못하여 돌 접착제가 떨어지면 돌오리상이 추락할 수 있다는 전문가 주장도 나왔다.

한편 권익현 부안군수는 “당산은 300여년간 마을 사람들의 수호신으로서 당산제와 함께 마을 지킴이의 가시적인 실체이다. 당산제를 지내 액을 막고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표지석으로 동문안 당산이 기능하였고, 이번 원형 복원을 토대로 전통문화 계승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1993년 4월 27일 황준구 민속학자 촬영

20210914 09:30 부안읍 동중리 2구 동문안 당산 돌오리상 올리는 날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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