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년 정유재란은 부안현을 비켜 가지 않았다. 당시 부안 현감, 아전, 군졸들은 모두 도망갔지만 목숨을 바쳐 백성을 지켰던 사람들은 의병이었다.

부안군 상서면 유정자에 있는 호벌치전적비문에는 "의사 채홍국蔡弘國과 92인의 선비에 35인이 추맹하여 흥덕에서 왔으며, 김홍원金弘遠은 변산에서, 이유李瑜는 도화동에서, 유희방柳希芳은 유정자에서 충성의 비분을 참지 못해 궐기하여 의려를 일으켰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유희방 장인 권대붕權大鵬 역시 1597년 9월 호벌치 전투에 참여했다.

정유재란 당시 순절한 의병들을 모시기 위한 민충사는 2009년 건립되어 146위 영령신위를 봉안하고 있다. 하지만 도곡 이유(함평 이씨)와 부인 부안 김씨, 봉사 유희방(고흥 류씨), 해옹 김홍원(부안 김씨), 채춘봉(평강 채씨), 권대붕(안동 권씨) 등 6명은 무슨 이유인지 제외되었다.

부안군 의회 김정기 의원은 2020년 11월 19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정유재란 의병들이 민충사에 모셔 있지 않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597년 이후 423년 만에 부안군 의회 회의록에 정유재란 의병장에 대한 기록이 남겨지게 되었다. 

부안군은 정유재란 의병 위패 봉안 관련 예산을 2021년 추경예산에 반영하였으며 11월 중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순간을 맞게 되었다.

의병장 유희방 후손인 유춘성 씨는 "우리 문중에서 의병장을 민충사에 모셔줄 것을 그동안 수차에 걸쳐 부안군에 요청했으나 번번히 좌절되었다"고 말하며, "424년 만에 의병장 애국애족 정신이 빛을 보게 되어 기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김정기 의원에게 문중을 대표하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정기 의원은 "정유재란 당시 순절한 의병 여섯 분에 대한 위패 봉안을 11월에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간소하게 거행하겠다"는 부안향교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2021 새로운 부안은 그동안 방치되었던 정유재란 의병 재조명을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다.

정유재란 의병장 유희방 묘소, 부안군 하서면 석불산 고흥 류씨 묘역

정유재란 의병장 도곡 이유 부부 묘소, 부안군 하서면 통정리

2017년, 야수 채홍국 장군 후손들은 호벌치전적비와 민충사를 참배했다.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저작권자 © 부안인터넷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