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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석 칼럼] ‘적정규모 학교’로 아이에게 희망을
국가 아동정책조정위원/ 전 전북대 총장 서거석

한동안 우리 전북에는 250만 인구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전북 도민은 180만을 간신히 넘긴 상황이다. 인구 감소는 농어촌이 심각하다.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니 어린 학생들을 찾기가 어렵다. 부안의 A중학교는 현재 전교생이 4명이다. 학교 전체 학생 수가 4명인 것이다. 남원의 B중학교 또한 전교생이 4명이다. 그런데 교직원은 14명이다.

2020년 통계에 의하면, 전교생이 10명이 안되는 초미니 학교가 전라북도에 서른 한 개가 있다. 한 학년에 학생이 한두 명이니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없다. 체육대회도 못한다. 뛰어놀 학생이 없으니 여름이면 운동장은 풀밭이 된다. 학생 수가 적으니 영어, 음악 같은 과목에 전담교사도 배치하지 않고 있다.

학교는 아이들이 어울리며 사회성을 기르는 곳이다. 그런데 학교에 또래 친구가 없어 다양한 인간관계를 경험해 볼 수 없다. 친구가 없는 학교를 어떻게 학교라 할 수 있는가? 이들 학교는 해가 갈수록 학생이 줄어 결국 자연 소멸될 것이다. 상황이 위급한데도 도 교육청은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 작은 학교를 살리겠다며 인근학교와 교육과정을 공동 운영한다든가 큰 학교 주변의 작은 학교와의 ‘어울림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근본 대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의 즐거움을 체험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농·산·어촌의 초미니 학교를 통합해 적정규모의 학교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초미니 학교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학교통합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 지역주민, 동창회가 공론화 위원회를 통해 통합을 원하는 경우에 허용해야 한다.

통합으로 인해 통학거리가 멀어진 학생들에게는 스쿨버스나 통학택시를 제공하고, 통합된 학교에는 혁신 미래학교의 모델을 우선 적용해 획기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통합으로 인해 문닫은 학교의 활용문제는 지자체와 함께 마을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 미래교육시설, 평생교육시설, 문화공간, 학생안전체험관, 진로체험관, 학생캠핑장 등 학생과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살려야 한다.

농산어촌이 학생이 없어 위기라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전주의 에코시티를 비롯해, 군산, 익산의 아파트 밀집지역에는 교실 부족으로 학급당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많다. 학생 한명 한명을 살피려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내외로 줄여야 한다. 방법은 하나, 새로 학교를 신설해야 한다.

그런데 교육부는 겉으로는 학교 수 총량제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학교신설을 통제하고 있다. 학생수가 매우 적은 학교수를 줄이지 않으면 학교신설을 허가하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에 내놓은 전라중의 에코시티 이전은 고육지책의 하나이다.

도심학교와 농어촌 간 재정의 불균형도 심하다. 임실 C초등학교의 학생 1인당 교육경비는 년 1억3천만 원이 넘는다. 반면 전주 혁신도시의 D초등학교는 1인당 4백 60만 원에 불과하다. 30배가 넘는 격차다. 비효율성 때문에 생기는 낭비인 것이다.

이제는 ‘작은 학교가 행복하다.’라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섬이 많은 전라남도는 ‘너무 작은 학교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며 이미 농어촌 작은 학교 통합을 시작했다. 농어촌 작은학교와 도심의 과밀학교,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국가 아동정책조정위원/ 전 전북대 총장 서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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