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부안남국민학교 앨범속 학생들은 신명 난 표정으로 불상 앞에 있다.

1970년대 중반 칼러 사진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불상 앞에서 뭔가를 하고 있다. 뒤에 있는 집은 김종원 씨 댁으로 부잣집으로 알려져 있다.

비문에 남겨져 있는 '부안읍 외하리 교당 미륵불상 조성기'에는 불기 2973년(서기 1946년)에 건립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불상 입구에 있는 공덕비에는 전남 화순군 1880년생 양보현 스님이 미륵상, 단군상, 同時廟堂을 건립했다는 기록이 있다.

'부안읍의 역사와 문화'(2009년, 부안읍자치위원회)에는 외하리 불상에 대해 "외하마을에는 관음불상이 있는데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수도하던 양보현 스님이 중국의 삼국시대의 명장 관운장을 모시기 위한 사찰로 일제 때 외하마을에 축조하였다."라며 관음불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김형주 선생의 '부안 땅이름 마을이름'에는 "이 마을에 1930년대 이후 높이 4m 쯤의 불상(관음상) 1기가 서 있다. 왜정 때 백양사에서 수도하였다는 어떤 여인이 이곳에 와서 무속신앙과 불교를 습합시켜 점도 치고 사주 궁합도 보고 하면서 성황을 이루어 절을 창건하였으며, 거기에 중국의 삼국시대 명장인 관운장을 신격화한 민간신앙의 관왕묘도 설치했는데 1950년 6.25 전쟁 이후 교세가 급속하게 쇠퇴하면서 그 건물의 일부는 성황산의 청일암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청일암은 지금의 혜원사이다."라며 외하리 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두 개의 기록에서 공통점은 불상을 세운 사람이 여자(양보현), 관운장 사당 등이 일치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비석과 공덕비에는 관운장에 대한 기록은 없다.

부안군청 문화재팀 학예사는 불상 사진에 대해 "연화를 들고 있어서 미륵보살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관음불상이 아니다.

1923년 부풍관에서 공부하던 신석정 시인의 졸업사진이 100년 만에 세상에 나온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부안남초등학교 앨범에 있는 50년 전 사진 역시 중요한 역사 자료가 되고 있다. 

부안읍 외하2구 미륵불상(1970년대 중반 부안남국학교 학생들, 부안남초 사진 제공)

20220613 부안읍 외하2구 미륵불상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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