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운 전 서부지방산림청 자문위원

최근 “우리 주변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꿀벌은 우리가 먹는 농작물과 연관이 매우 깊으며, 세계 주요 100대 농작물의 70% 이상이 꿀벌 수정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생활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꿀벌이 지구 기후변화에 따라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은 다수의 언론매체를 통해 꿀벌 실종사건이 주요 이슈로 거론된 바 있다.

과거에는 꿀벌 개체 수 감소의 원인을 도시화에 따른 밀원수목의 감소나 말벌 등의 먹이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와 살충제 과다 사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지구환경 변화에 따라 사라지는 꿀벌을 보호하기 위해 다수의 민·관 차원에서는 다각적인 측면의 꿀벌 보호 및 육종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꿀벌의 화분매개와 해충방제 디지털 이용관리 기술 및 꿀벌의 육종개발을 위하여 부안군 위도면에 국내 유일의 꿀벌 격리 육종장을 설치하고 2020년부터 육종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벌꿀 다수확 신품종인 동시에 질병 저항성 또한 기존 품종보다 2배 이상 우수한 장원벌을 개발하였다.

산림청에서는 2016년부터 매년 150ha의 밀원수 조림사업을 진행하여 아까시나무를 비롯한 때죽나무, 옻나무, 쉬나무, 오갈피, 헛개나무 등의 밀원자원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다 수의 지자체에서는 양봉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임도변 아까시나무를 조림하여 밀원자원을 확보하면서 임도 이용객에게 볼거리를 함께 제공하고 있으며, 임도변 대피소 등을 활용한 양봉 장소를 지원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고장 부안군에서는 종봉 화분(꽃가루)·소초광(인공 꿀벌집), 보조먹이(설탕) 등 양봉기자재 지원사업에 1억원, 벌꿀 포장재·꿀생산 장비·친환경벌통·말벌퇴치기 지원사업에 1억1,500만원 지원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양봉농가에 지속적 피해를 주고 있는 낭충봉아부패병 등의 기생충 피해 예방을 위한 구제 약품 지원을 약속하였다.

지원대상자는 농업경영체 등록한 양봉농가 중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1년 12월 31일까지 양봉업 농가로 등록한 양봉농가이며, 사업신청 장소는 주소지 읍·면사무소이다.

이처럼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꿀벌의 감소는 지속적인 추세에 있다.

밀원자원의 확대 조성과 꿀벌 신품종 육종 역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방안이라 할 수 있겠으나, 결국에는 기후변화 대응과 밀원사업 정책이 상호 연계되어 함께 방향을 맞춰 나갈 수 있는 연구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기후변화 따른 내성이 강한 신품종 육성과 밀원 식물의 개발 또는 양봉기술의 변화 등이 각각의 분야에서 연구되기보다는 이러한 상호적인 문제들이 종합적이고 복합적으로 융합된 밀원산업의 미래에 대한 연구 방향이 설정되는 것만이 현재의 난관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빠른 방안이 아닐까 하는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양봉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꿀벌사육 가구 수는 19,528호(2011년)에서 27,464호(2020년)로 약 40%가 증가하였으나, 재래종:개량종의 비율은 4,012호 : 15,516호(2011년)에서 3,349호 : 24,116호(2021년)로 재래종 양봉 가구가 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부안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안군에 등록된 양봉농가는 2022년 1월 현재 82개로 서양종 사육 농가가 81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토종꿀벌 사육 농가는 단 1곳 만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우리 고장에서 토종꿀벌 사육농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 양봉농가에 대한 대책이 무척이나 시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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