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 이야기

청보리 밭 바람일어

초록 물결 일렁일 때

봄은 위로위로 올라간다

가는 봄 아쉬워

한번 가면 나올 수 없는

산골 끝자락에서

두 팔로 막아 보지만

수달래 분홍 너울 쓰고

푸른 강물에 몸 담그는 봄

왜 이리 서둘러 떠나는지

남은자의

알 수 없는 물음

강 건너는 자의

알 수 없는 대답

꽃은 떨어질 줄 알면서

피우느니

그해의 꽃은

그해만의 꽃이 듯이

평생 한 번 피고 지는

봄 이느니

(박형규 전 남원부시장·시인)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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