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은 타 죽는데, 폭염 피해는 인삼재해보험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농민은 누굴 붙잡고 울어야 합니까?"

최악의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부안군 인삼 재배 농가들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저는 부안군 인삼밭을 찾아갔습니다. 인삼잎들이 누렇게 말라비틀어져 낙엽처럼 고사한 현장. 그곳에서 농민들의 눈물겨운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부안군 주산면 갈촌리 5년근 인삼밭. 고사한 인삼잎을 김인수가 살펴보고 있다.

인삼 재배 농가들은 밭을 7~10년간 임대해, 2~3년간 인삼에 적합한 토양을 만든 뒤 재배합니다. 인삼을 한 번 재배하면 다른 밭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농민들은  모두 임대해 농사를 짓습니다. 임대료는 다른 작물 재배의 경우보다 훨씬 비쌉니다.
제가 찾아간 주산면 갈촌리 5년근 인삼밭은 낙엽으로 변한 잎이 더 많았습니다. 농민은 "7년 농사를 망쳤다"며 한숨을 토했습니다.

부안군 주산면 동정리 1년근 인삼밭. 인삼이 모두 죽어버려 볏짚과 차광막이 남아서 이곳이 인삼밭임을 알려 주고 있다.

부안군 주산면 덕림리 2년근 인삼밭. 농민이 시들어가는 인삼을 살리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인삼 재배 농가들은 인삼재해보험에 가입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삼재해보험은 태풍•폭설 등의 피해는 보상하되 폭염 피해는 보상 항목에서 제외돼 있다고 합니다.

부안군 보안면 영전리 4년근 인삼밭.

부안군•고창군•김제시•정읍시는 인삼밭이 많습니다.
농민들은 "폭염과 가뭄이 이렇게 길게 이어진 적이 없다"며, "과거에 인삼을 재배했던 어르신들께 대책을 여쭤봐도 '이런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혀를 차신다"고 말합니다.

부안군 줄포면 파산리 4년근 인삼밭.

 제가 인삼잎을 손으로 잡아보니 낙엽처럼 부서졌습니다.
낙엽이 돼 버린 인삼잎을 붙잡고 우는 농심.
정부와 지자체가 특단의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8월 5일 부안에서 김인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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