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들이 가장 좋아하는 행사 일정이 애경사이다. 이유는 적은 금액을 지출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의해 경조사비는 5만 원으로 정하고 있다.
또한 가장 힘들어하는 것도 애경사이다. 경조사비로 나가는 돈이 건당 5만 원씩 잡아도 매년 천만 원대를 훌쩍 넘기고 있어 결코 좋은 행사 일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품앗이로 생각하면마음 편하게 참석할 수 있지만 선출직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통하지 않는다.
장례식장에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조기가 항상 비치되어 있어 상주가 특별히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장 좋은 자리에 배치하고 있다.
선출직들이 차기 선거를 겨냥하고 혼주, 상주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교제를 나눈다. 그곳에 참가한 손님들과도 악수를 나누며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혼주-상주 입장에서는 현직 단체장들이 애경사에 참석만 해줘도 감사할 따름이다. 물론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관계라면 부조금만 보내고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소인배', '그릇이 적다'라며 흉을 보거나 평가절하한다.
현명한 정치인들은 평소 소원한 관계인 혼주-상주들을 찾아가 계속 축하해주고 위로해주며 같은 공감 상태로 눈높이를 맞춰가며 그동안 쌓인 감정을 풀기도 한다. 다음에 만나게 되면 혼주-상주는 애경사에 찾아준 손님이므로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언제 그랬냐며 웃고 넘긴다.
반면 감정의 골이 깊은 사람 애경사에 가보지도 않았다면 상대방은 당시 서운한 감정을 평생 가슴에 한으로 남게되므로 선출직이 그랬다면 아주 어리석은 행동으로 평가받게 된다.
전직 대통령 수행비서를 몇십 년 해온 사람이 좋지 않은 일로 교도소 복역 중일때 그 부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전직 대통령은 부하 직원 상가에 방문하지 않았던 냉정함이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그 비서관이 전직 대통령 비리 수사를 하는 검찰에서 부하를 못 본채 한 상관에 대해 계속 충성심을 보였을지 아니면 사실 그대로 증언했을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됨됨이를 세상 사람들은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선출직들이 혼례-상례에 부조금으로 내는 직원 경조사비는 보통 업무추진비(세금)에서 지출되고 있으며, 선출직 단체장 애경사에 직원들이 부조하는 경조사비는 흔적 없이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으며, 자정 능력이 덜한 지역 조합장의 경우 훨씬 심각하다는며 오마이뉴스가 지적하고 있다.
한편 오규석 기장 군수는 2017년부터 업무추진비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있으며, 더욱이 경조사비는 개인 사비로 지출하고 있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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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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