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곳

햇볕이
목련 얼굴을 휘감는
봄 오면
아련히 가고 싶은 곳

마음  아프고
삶 힘들어 팍팍한 시절
골목길 끝에 서서
다시 오마 약속하고
아쉬움 달래며 떠났던 곳

세월지나
먼데서 그 쪽 하늘만 봐도
웬지 가슴 먹먹하고
해질녘 땅거미 밀려오면
가고 싶은 곳

소나무 두 그루가
외롭게  지키고 있는 남산
은하수비가 내리는
어머니 누워계신 곳

바람도 낯선
골목길로 늘어진 살구나무
올해도 혼자서 피었다 지는 곳
마음으로 가리라
가리라 한다

(박형규 전 남원부시장·시인)

강원도 청옥산 데이지와 별(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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