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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형규] 구례 들녘

구례 들녘

지난 여름
소떼가 산에 올라간
물 난리 치른 섬진강 위로
가을이 멈춘 듯 가는 듯 흐른다

강은 안다
자신이 안고 있는 물이
언제나 부드럽고 순하지만 않다는  것을
힘이 넘치면
들녘으로 뛰쳐나갔다가
풀이 죽어
다시 자신의 품으로 돌아 올 것을
그래서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네 어머니 같이

예전처럼
물이 강 안으로 흐르고
그 위로 물 안개가 흐르고
바람이 흘러
아침 햇살이 살갑게 내려앉은 들녘에
넘어진 나락이
노랑문을 세워
사람 사는 세상 문을 열 것이고
하늘 문을 열 것이다

(박형규 전 남원부시장·시인)

구례 사성암 그리고 들녘(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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