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 밭농사 수확량 30% 이상 감소
계화면 벼농사 최대 수백억 소득 감소
임대농(후계농)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도 못 낼 판
농협 도정-포장 판매해야, 중간 도매상 나락 판매 근절해야

통계청은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을 작년보다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태풍 피해가 심각한 부안군은 작년보다 수확량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농민들은 말하고 있다.

부안군 계화면의 경우 올해 수확량 감소 피해를 추산한다면 수백억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벼 농사 수확량 감소에 대해 부안읍 상인들은 "농촌에서 사람들이 나와야 물건도 팔리고 식당에서 손님을 받을 수 있다"며 지역 경제를 조심스럽게 걱정했다.

계화 농민 P 씨는 “보통 흉년이 발생하면 그 후유증이 3~4년 가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말하며, 특히 임대농이나 후계농들의 경우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 내기도 힘들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벼농사 피해는 농민들의 소득 감소는 물론이고 근본적으로 농사짓는 것에 대한 좌절감을 겪게 할 수 있다. 특히 부안을 선택해서 찾아온 청년 귀농인들과 후계농들의 경우 심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상처가 더 심할 것이다.

부안군은 예정된 사업을 포기해서라도 농민들의 소득 보전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사태를 심각히 받아 들여야 한다.

벼 수확량 감소만큼이나 심각한 것은 부안군 들판을 헤집고 다니는 중간 도매상들 때문에 지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농협  RPC나 민간 RPC에서는 올해 수확한 벼를 살 수 없다고 한다. RPC에서 벼를 수매할 수 없다면 다른 지역에 가서라도 비싼 값으로 구입하여 부안쌀로 둔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계화면 농민 A 씨는 “벼 도매상들이 부안군 들녘에 있는 질 좋은 부안쌀을 싹 훑어 가고 있다”며 무질서한 현장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계화 농협 RPC는 4년째 우선 지급금(잠정가)을 농민들에게 수매 자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나중에 정산해 보면 중간 도매상 가격보다 농협 수매 가격이 높게 책정되고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해마다 중간 도매상들에게 맛 좋은 신동진 벼를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농협 RPC들은 도정비용, 포장비용,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해 수매한 벼를 통째로 중간 도매상들에게 팔아넘기고 있다고 한다. RPC가 없는 농협들도 부안군 쌀 브랜드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도매상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부안군은 질 좋은 부안쌀 '천년의 솜씨'를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일부 농협 RPC들이 벼를 도정하지 않은 채 도매상에게 판매하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로 부안군 쌀 정책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군민의 세금이 허투루 사용되는 이러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담당 부서의 확실한 지도감독이 필요하다.

10월 5일 기준 쌀 정곡 가격은 작년에 비해 14% 인상된 80kg 21만9288원에 형성되고 있다. RPC에서는 벼 40kg를 69,000원에 매입하여 도정과 포장을 하여 도매상에 내는 가격은 20kg 52000원이라고 한다. 이것이 중간 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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