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대낮에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슨 짓이냐고 물어보면 "나는 (참된) 사람을 찾고 있다"라며 의미 심장한 답변을 했다고 한다. 

부안현 관아, 진석루, 부풍관, 부안읍성 등 많은 문화유산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지금까지도 이러한 점에 대해 문제 인식을 갖고 접근하는 정치인들은 찾기 힘들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의 소중한 것을 지키고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부안 주산 출신으로 백산 중·고,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백산고에서 역사를 가르친 정재철 선생이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는 지역사이다. 부안군은 계속 존재하겠지만 부안 역사가 사라지면 안 되겠다는 안타까움이 선생을 바쁘게 했던 것 같다.

2016년 정재철 선생은 '시골 역사선생의 지역사 찾기' 사진으로 보는 해방전 부안풍경(도서출판 밝)을 출간했다. 발행비용은 신영근치과, 서융치과, 제일치과 원장님들과 정 선생이 부담하여 귀한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책의 내용으로 볼 때 사라져 가고 있는 부안 역사를 기록한 출판물로 부안군에서 전액 지원해서 도서관과 학교에서 보관되어야 할 귀중한 책이다.

특히 역사를 전공하고 40년간 교직에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부안 역사를 가르친 경험으로 저술한 이 책이 학생들에게는 부안을 배우고 이해하는데 필수 교과서라고 본다. 

'사진으로 보는 해방전 부안풍경'은 그동안 정 선생이 수집한 자료 사진을 근거로 부안 역사를 맛깔나게 적은 스토리텔링이다. 이렇게 소중한 책이 몇몇 독지가들의 모금에 의해서 발행이 되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부안군이 정당한 인세를 지불하고 재출간하여 초중고생들의 지역사와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정 선생은 퇴직 후에도 언론사 기고, 교장 연수, 부안군립도서관 인문학 캠프 강의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편 정 선생이 참여하고 있는 부안역사문화연구소에서 펴내고 있는 부안이야기는 매년 2회 출판되고 있다. 2020년 여름에 나온 책은 통권 제22호이다.

부안이야기는 군민들이 제일 소장하고 싶은 책으로 알려져 있다. 160명이 후원하고 있는 재정으로 책을 출간하고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부안을 이야기하고 있는 유일한 책이 무료로 배포되는 기적 같은 일도 있지만, 더 놀라운 것은 부안군이 구입해서 배포하고 있는 일간지, 주간지, 특수신문, 잡지 등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는 나중에 가리더라도 부안인 미래 세대를 위해 필요한 것은 많이 확보할수록 좋을 것이다.

부안군 예산은 6000억이다.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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