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모여라 ‘제주도 마실 가자’

지난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2박3일간 백련초등학교(교장 백현) 전교생 15명이 세계자연문화유산인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10월 27일 이른 아침 7시 학교에 모인 우리 학생들은 여느 도시학교 학생처럼 여행가방 하나쯤은 들고 동행한 엄마, 할머니 모두가 상기된 얼굴이었다.

이렇게 출발하기 위해 사실 5월에 계획되었던 것이 ‘코로나19’로 인하여 1차 연기가 되고 7월말 2차 연기까지 사실상 무산되는 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코로나의 위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1년 내내 우리 주변에서 위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안교육지원청에서 지원해준 버스를 이용해 광주공항에서 난생처음 탑승수속을 받아보는 학생들은 모두가 생소하여 실수 연발이었지만 함께한 선생님들의 지도를 받으며 모두가 안전하게 탑승을 하였다.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달리더니 공중으로 떠오를 땐 모두가 옆 친구의 손을 잡고 눈을 질끈 감는 학생들도 있었다. 하늘로 올라간 비행기 안에서 보이는 비행기 밖의 풍경을 서로 보려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는 모습은 비행기를 처음 타 본 누구나 겪은 예쁜 추억이다.

이번 수학여행의 시작과 끝은 다른 안전수칙도 중요하지만 특히 코로나에 노출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여 학생들의 방역과 위생수칙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였다.

어렵게 추진된 수학여행이기에 답사부터 몇 번이고 여행사와 현지 숙식제공자들과 통화하면서 꼼곰히 살핀 결과 ‘이런시기에 수학여행을 가다니?’라는 염려를 불식시키고 너무도 아름다운 추억을 제공하였다.

평소 학생들에게 도시문화체험학습 못지않게 큰 문화적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계획 되어진 이번 수학여행에서 파노라마를 연출하듯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의 자랑거리를 씩씩한 발길로 둘러보며 우리 국토의 찬란한 모습에 감탄을 자아냈다.

제주도민의 애환이 서린 4.3평화공원, 신나는 레이싱카로 속도를 즐길 수 있었던 레포츠랜드, 하늘 향해 쭉쭉 뻗은 삼나무와 여러 종류의 감귤나무 그리고 난내성 희귀식물로 빽빽한 수목원, 어른키 보다 훨신 큰 측백나무로 만들어진 김녕미로공원, 

제주도관광에서 빠질 수 없고 화산활동의 분화구를 관찰할 수 있었던 성산일출봉, 곡예사들의 아찔한 묘기와 줄타기로 가슴을 졸였던 워커서커스, 인기 만점 스릴과 단합된 지혜를 발휘했던 다이나믹 메이즈, 

세계자연유산의 진미를 보여준 거문오름, 제주도만의 토속 문화와 삶을 엿볼 수 있는 민속자연사박물관 등 세계에 내로라하는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직은 엄마, 아빠의 곁을 떠나기가 이른감이 있지만 너무나도 씩씩하고 의젓하게 선배가 끌면 후배가 밀어주는 모습 속에 코로나로 그 동안 웅크리고 있었던 교육적 한계를 가능성으로 변모시켜주는 모습이었다.

백련초 수학여행은 관내에서도 처음이다. 아니 도내에서도 올해는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뒤로 미루고 있는 형편이지만 백련초 교육가족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오직 학생들을 바라보며 온전한 경험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여 얻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못할 수는 있어도 하지 않는 것은 퇴보된 생각과 행동이다.”라는 의견을 모아 추진한 것이다.

또한, 백련초 학부모는 “작은 학교이지만 그 교육가족 모두가 함께하여 이루어낸 이번 제주 수학여행은 다른 해 보다도 더욱 의미가 있어 흐뭇하다. 교육구성원인 보호자와 학생들이 학교를 믿고 따라와 주었기에 또한, 학교는 오로지 학생들과 그 보호자를 위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였기에 이루어진 결과”라고 본다며 백련교육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늘도 백련초에서는 학생들이 어딘가 모여 복작거리며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백련초 교사 고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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