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은 나라가 어지러울 때 선각자들이 찾아 드는 신박한 곳이다.

고려 말 문정공 지포 김구는 관직을 버리고 부안읍 선은동과 변산 지지포에서 후학들에게 성리학을 전파했다. 제자들의 제자들이 주관하여 지포 선생을 주벽으로 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동 서원을 1534년 부안읍 연곡리 석동산 밑에 세운다.

반계 유형원은 1653년 우반동에 정착하여 20년간 집필을 통해 반계수록을 세상에 내놓았으며, 제자들은 반계를 모시는 동림 서원을 세웠다.

간재 전우는 조선시대 마지막 유학자로 1912년 계화도에 정착하여 10년 동안 제자 3000명을 배출했다. 제자들은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 시대정신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는 1920년 4월 부안군 변산면 실상초당에서 원불교 교강을 선포한다. 그러니까 올해 2020년은 원불교 교강선포 100년이 되는 중요한 해이다.

원불교에서 부안 봉래정사, 하섬, 종곡 유숙터는 교도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며 해마다 1만명 이상이 머무르며 기도하는 곳이다.

종곡 유숙터에서 바라보면 '앞에는 영광 성지요, 뒤로는 봉래정사이니' 이곳을 찾는 교도들에게 조용한 마을 해변가는 유숙터 이상의 중요한 신앙처가 되고 있다.

부안군 보안면 종곡 유숙터는 원불교 초기단계 소태산 대종사가 영광 성지와 변산 봉래정사 200리 길을 하루에 도착하기 쉽지 않아 1921년 중간 지점이 되는 이곳을 제법 성지의 관문으로 정한다.

1924년 원불교 익산 총부가 건설되기 전까지 영광, 전주, 김제 방면에서 봉래정사를 찾는 제자들이 종곡 유숙터에서 하루를 쉬게 되었다. 이후로 교도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이곳이 1978년 복원 운동이 시작되어 2017년 상량식, 2018년 4월 1일 신축봉불식을 가졌다.

원불교에서는 "소태산 대종사 종곡유숙터에서 바디재를 넘어 봉래정사에 이르는 길은 제법 성지의 관문으로, 소태산 대종사를 모신 신성의 길이자, 시봉의 길이요, 보은의 순례길이다"라고 말한다.

종곡 유숙터는 원불교 순례길에 들어 있는 부안의 또 다른 중요한 문화 유산이다. 

한편 원불교는 민족종교로서 세계화를 지향하며 200만명의 교도를 위한 전북 익산에 있는 중앙총부와 국내 국외 포함 21개 교구, 600여 교당으로 되어있다. 특히 평양교구, 원산교구 등이 구성되어 있는 점은 통일을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보여진다.

부안군에 있는 원불교 기관은 부안교당, 동부안교당, 계화교당, 백산교당, 변산교당, 줄포교당, 변산원광선원, 종곡유숙지, 하섬해양훈련원, 송산효도마을, 동근마음 보금자리, 원광어린이집 등 총 12곳이다.

(종곡 유숙터 - 전북 부안군 보안면 종곡길 38, 전화 070-7011-9000)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저작권자 © 부안인터넷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