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재 전우는 1908년 부안군 줄포면 난산리 목중 마을 셋째아들 경구 집에서 왕등도- 군산도 구미촌- 신시도(신치동)을 거쳐 1912년 계화도에 정착한다.

계화도에서는 장자울에 있다가 제자들이 좀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양리 마을(현 양지 마을)에 계화재라는 편액을 걸고 본격적으로 제자를 받기 시작한다.

계화도를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배를 이용하거나 창북리와 돈지에서 물때를 봐가며 가야한다. 제자 신기온(신석정 시인 아버지)의 부탁으로 창북리 천석꾼 신기검(신기온 동생)은 창북리와 계화도 중간에 활인정活人亭을 세워 물때를 못 맞춘 유생들 피난처를 마련했다고 한다.(취재 협조:신춘근 제일동물병원 원장)

최영성 교수는 "부안군 동진면 출신 문인 辛在一(1863~?)은 거금을 쾌척, 부안 창북리에서 계화도까지 6km 해중 거리에 活人亭을 세웠다. 潮水干滿의 시각을 잘 모르고 跋涉하는 이들을 위해 대피소용으로 만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신기검, 신재일씨는 영월 신씨로 동진면 창북리 천석꾼 부자였다. 한편 부안군 동진면 지비리에는 창북리 신재일 씨가 일도면 주민들을 흉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보답으로 1910년 3월 일도면 주민들이 세운 송덕비가 남아 있다.(사진 참고)

간재 전우 제자들이 3천 명에 이를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몰려왔다. 1962년에 작성된 화도연원록(李道衡 編)에 의하면 간재 선생 직전제자는 관선록, 급문, 사숙록으로 구분하고 있다.

부안 출신 문인들은 관선록(123명), 급문(17명) 등 140명으로 전북 시군에서 제일 많은 숫자이며, 13명 문인들에 대한 문집이 나왔다. 1597년 청등벌 전투에서 순절한 도곡 이유 후손인 신소재(愼小齋) 이윤환(李潤煥), 취헌(醉軒) 이안범(李顔範), 직봉(直峯) 이재두(李載斗, 송하진 도지사 고숙)는 삼대가 간재 문인이다. 

최 교수는 간재 문인 유산 신기온과 아들 신석정 시인에 대한 설명에서 "부안 출신의 시인 신석정(辛夕汀: 1907~1974)은 유산(酉山) 신기온(辛基溫)의 아들이다. 유산은 간재의 문인으로
가업인 한약방을 경영하면서, 아들에게 한학, 특히 당시(唐詩)를 탐독하도록 함으로써 서정시인으로 성장할 소양을 길러주었다. 신석정이 혹독한 일제 치하에서도 훼절(毁節)하지 않고 올곧게 살았던 것은 간재의 의리사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간재 선생 사후 부안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1933년 계양사를 건립한다. 참여한 부안 출신들은 김익용(金益容, 자는 元謙, 본관은 扶寧. 동진면 출신), 김태희(金泰熙, 자는 士緝, 본관은 慶州. 동진면 출신), 전희순(田熙舜, 자는 士濬, 본관은 潭陽. 일도면 출신), 이기환(李起煥, 자는 文範, 본관은 全州. 동진면 출신)이다.

1933년까지는 부안 출신 문인들이 간재 선생 유지를 도맡아 했다. 한말韓末 거유巨儒 간재 전우에 대한 부안군의 예우는 어떠했는지 뒤돌아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한편 부안 출신 간재 문인들에 대한 문집은 다음과 같다. ▷김기중(金璂重, 지재집(止齋集) ▷김낙필(金洛弼, 노가암유고(老可庵遺稿)▷김억술(金億述: 김형주 선생 아버지, 척재문집(拓齋文集) ▷김연술(金淵述, 성암유고(成菴遺稿) ▷김현술(金賢述, 봉산집(蓬山集)▷박 수(朴銖, 중당유고(中堂遺稿)▷이기로(李驥魯, 정의재유고(精毅齋遺稿) ▷이종곤(李鍾坤, 양산사고(陽山私稿)▷이창환(李昌煥, 오재유고(梧齋遺稿) ▷이희진(李喜璡, 원재집(遠齋集)▷전일중(田鎰中, 현광유고(玄狂遺稿)▷전화구(田華九, 정재유고(靜齋遺稿)▷최기석(崔淇碩, 남하유고(南下遺稿) 

(출처:최영성 교수 논문 全北地域艮齋學派의 學脈繼承과 義理實踐, 전주대 고전학연구소)

부안군 줄포면 난산리 목중 마을 간재 선생 3남 자택, 1908년 간재는 이곳에서 잠시 체류하다 왕등도로 떠났다.

1908년 간재 선생이 잠시 체류했던 부안군 줄포면 난산리 목상 마을에 있는 고부(영주) 이씨 재실에 간재 친필 편액이 걸려 있다.

조선총독부 도면, 부안군 동진면 창북리(빨강색 신기검, 신재일 토지) 출처:국가기록원

왼쪽-춘헌 이영일 선생 부 이용선, 숙부 이능선 형제 주황적선비(일도면, 이도면 주민), 오른쪽- 신재일 송덕비(일도면 주민)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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