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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부석이 될때까지 기다리는 선출직 아내들

정읍사井邑詞는 행상을 나간 남편의 무사 안녕을 바라는 여인의 간절한 마음이 표현된 백제가사이다.

선출직에 나가기 위해 하루 종일 밖에서 보내는 남편들을 기다리는 아내의 마음이 정읍사 "달아 높이 돋으시어/ 어기야차멀리멀리 비치게 하시라" 가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열심히 일해서 먹고 살만하니까 정치한다고 밖으로 나다니는 남편을 바라보는 마음도 편치 못해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항상 사람들에게 시선 집중이 되고 있어 행동에도 제약을 많이 받고 있으며, 유권자들을 만나면 무조건 웃어야 되고 좋은 말을 해야 되고 양보해야만 그나마 본전이 된다.

집으로 남편 전화가 올 때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이 아닌지 놀라기도 한다. 이리저리 애간장을 태우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다음 행동에 차질이 없다.

정치인들은 본인 입속에 있는 고기도 꺼내서 남에게 줄 정도로 수단이 좋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런 행동을 아내한테까지 권할 수는 없다.

출마해서 한 번에 당선되면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재수 삼수를 하게 되면 고생은 두배 세배로 가중된다. 지지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첫 번째이지만, 집에서 늦게까지 기다려 주는 아내한테 항상 고맙고 죄인이 되는 사람들이 선출직이다.

2018년 전북 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한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이 SNS에 올린 사진 2장은 이러한 감정 표현이 잘 드러난 부부의 모습이다.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은 며칠 전 아내가 교통사고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일정 때문에  곧바로 달려갈 수 없었다. 뒤늦게 병원을 찾아 벌받는 학생처럼 잔뜩 움츠린 모습으로 미안해하며 아내를 보고 있다.(사진 아래)

다행히 큰 사고가 아니어서 병원에 오래 있지 않아 퇴원을 했는데 그날이 아내의 생일이었다. 늦은 시간이지만 생일 케이크과 꽃을 무릎 꿇고 바치고 있다.(사진 위)

정읍사
달아 높이 높이 돋으시어/어기야차 멀리멀리 비치게 하시라/어기야차 어강됴리/아으 다롱디리/시장에 가 계신가요/어기야차 진 곳을 디딜세라/어기야차 어강됴리/어느 것에다 놓고 계시는가/어기야차 나의 가는 곳에 저물세라/어기야차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출처: 정읍사, 박병채 역, 네이버 지식백과)

아내의 퇴원과 생일을 기념하여 꽃을 선물하는 남자(서거석 전 전북대총장)
교통사고로 입원한 아내를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는 남편(서거석 전 전북대총장)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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