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 기행현 집에 친구들이 많이 찾아왔으며, 향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격변기 시대에 살고 있어서 알아야 할 것도 많았으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서당을 개설했으며 당호는 道海齋이다.

객사와 향교 건물 중수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했었다. 석동산에 있는 취성재 건물이 회갑을 맞이하여 성대한 잔치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적고 있다.

집집마다 문패를 써서 붙이는 일이 시급하다는 명령이 내려왔다. 문패에는 부안군 남하면 신기리 제3통 6호, 奇東魯 나이 30, 농업, 부안, 남 3구, 여 2구 합 5구, 초가 4칸이라고 적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했던 아찔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1895년 7월에도 부안군에 괴질(유행병)이 발생했다.

"친구 임도윤이 다녀갔다. 괴질이 갈수록 번졌다. 우리 고을 군수도 유행병時疾에 걸려 윤 의원을 불러 치료했다고 한다. 흥덕 현감과 옥구 현감도 유행병에 걸려 죽었다고 한다."

화적 침입에 대비하여 집집마다 죽창과 나무방망이 2-3개를 준비하고, 화적이 출현하면 크게 소리를 질러라. 수괴를 잡으면 상금이 100냥을 준다. 당시 나락 1섬에 11냥이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홍재 기행현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1843년 출생은 있지만 언제 사망했는지 알 수 없다. 주산면 홍해마을 기행현 생가 위치가 어디인지 모른다는 점과 부안군 상서면 회시동 선산에 기행현 묘비가 없다는 점 등이 아쉬웠다. 

홍재일기에 기록된 특이한 동향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1866.09.29. 조선의 세미 4만석을 서양인들이 강탈하였다. 전라도 3만석 가운데 부안 1500석이 그중에 있었다.

1866.10.14. 주지 지은이 무장에 갔다가 돌아와서 ”프랑스 군함 2척이 영광 법포를 지나가면서 대포를 쏘고 갔다”고 한다.

1866.11.20. 위도에 胡人의 배 5척이 도착하였다고 한다.

1867.11.27. 이른 아침 예동에 사는 처숙부 乃秀씨가 오셨는데 “胡船 1척이 격포에 도착했다”고 하였다.

1867.02.02. 오후에 향교에 들어가서 여러 집사들과 회의를 하고 四更一點占(새벽1~3시)에 제사를 지냈다. 여러 교생들도 제사에 참여했다.

1868.윤4월 8일 각 마을의 火砲를 점검하기 위해 省吏가 나왔다.

1884.01.20. 書堂을 비로소 완성하였다. 堂號를 道海齋라고 하였다. 집안의 자질 4, 5명 아이들이 지금에서야 겨우 모여서 글을 읽었다.

1884.11.30. 본읍의 향교 아래 萬化樓를 重修하는데 육하전 5냥을 문중에서 준비해서 행산에 사는 重修有司 어르신 김내옥씨 집에 주고 았다.

1886.01.07. 석동산에 있는 부안김씨 재실에 갔는데 재실의 회갑이 금년이라고 술과 안주, 노래와 피리소리가 넘치고 손님이 많이 모였다.

(聚星齋: 부안읍 연곡리에 있는 김광서묘의 재실이다. 1819년에 지은 것이 화재로 소실되어 1826년 중건하였다. 1886년은 중건한 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1895.06.18. 관하첩에, 화적이 크게 일어났으니 죽창과 나무방망이 2-3개를 준비하라 모처에 화적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북과 나팔 소리를 내고 부근의 사람들이 죽창과 나무방망이로 때려 잡으라, 거괴를 잡으면 상금 100냥을 주고, 잔당을 붙잡으면 20-30냥을 준다.(나락 1섬 11냥)

1897.04.21. 고부 新市에 나가 저포 1척을 2전7푼에 팔았다.

1897.06.02. 사직단에서 기우제를 지냄

189706.14 부안군수가 계화도에서 기우제를 지냈으며, 포구로 쌀 내는 것을 금지했다.

1897.12.07. 사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군기와 총, 창을 거둬 들이라(관하첩)

1897.12.12. 각처 마름이 쓰는 됫박을 개조해서 내보내라

1898.07.05. 멸구충이 매우 심함

1906.12.17. 본면 집강이 와서 말하기를 “집집마다 문패를 써서 붙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하면서, 규례에 따라 써 주고 갔다. 패에는 ’부안군 남하면 신기리 제3통 6호, 奇東魯 나이 30, 농업, 부안, 남 3구, 여 2구 합 5구, 초가 4칸, 통수 김윤희, 광무11년 병오12월일“라고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객사에 관한 기록을 정리했다.

891.04.16. 조대비의 哭班 時到記冊에 이름을 적었다. 밤에 객사에 갔더니 格浦僉使가 와서 哭班에 참여하고 있었다.

1892.06.27. 개암사 불상이 읍내 객사에 걸렸다고 한다.

1901.05.19. 본면 집강 고성빈이 와서 말하기를 ‘본읍의 객사를 중수하는 비용으로 1호에 1냥씩 훈집소에서 수납한다’

1903.07.13. 최근에 鄕會에서 객사를 중수하는데 돈 10,000냥을 배정하였다. 5,000냥은 民斂이고, 5000냥은 넉넉한 사람들에게 배정한다고 하였다.

1904.03.11. 관하첩의 내용에, 客舍가 쓰러지고 무너져 다시 짓는 일로 상급 관청에서 判下가 있었는데 鄕民이 斂助하는 것은 通例이다. 자주 상급 관청에 보고하였으나 劃下를 받지 못하고 民力도 흉년으로 말미암아 역시 거두어 보조하기 어렵지만 여러모로 桔柜하여 공사를 하려 하니, 이렇게 한편으론 위 관청에 알리고 한편으론 백성들에게 밝힌다.(출처:국역 홍재일기)

1923년 객사(부풍관) 모습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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