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화두를 만났지만 도통 써먹을 기회가 없었다.

이번 3.9 대선 T,V 토론에서 만난 철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Y 후보를 무표정으로 공격했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확실히 변한 철수를 보며 차기 대선을 기대했다.

우리 동네에서는 철수가 민주당 후보를 살릴 것으로 굳게 믿으며 철수 언행에 박수를 보냈다.

아쉽게도 24만표로 낙선한 후보는 당시 T.V 토론을 어떻게든 잘해보려고 철수를 최대한 극진히 대접하며 공격을 자제했다.

마지막 T.V토론에서도 철수는 Y 후보를 사정 봐주지 않고 매섭게 공격했다. 우리 동네 주민들은 이런 철수에게 마냥 박수치며 호응했다.

우리 동네 주민들이 그때 놓친 것이 하나 있었다. 철수와 Y 후보 넥타이 색깔이다. 오랜 경륜을 가진 정치꾼들이라면 눈치 챘어야 될 일이지만 감쪽같은 철수 표정에 홀려버린 것이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두 사람은 후보단일화 기자회견을 가졌다. 철수는 여기서도 알듯말 듯한 기류를 풍기는 대사를 남겼다. “이거 필요없으세요”

지난 14일 서울 금감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 첫 회의에서 철수는 다소곳이 앉아 당선자 지시사항을 꼼꼼히 적고 있었다. 이 장면에서 궁금증은 더해간다. "그렇다면 영희는 누구인가?"

“철수는 혼자 똑똑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가만히 있는 영희는 바보인가?”

한편, 3.9 대선이 있던 날 저녁 9시 모 지역 지구당 사무실에서는 당직자들이 모여 개표방송을 보고 있었다.

당시 분위기는 금방이라도 샴페인을 터트려야만 할 정도의 축제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만든 사람은 (철수/영희) 누구인가?

출처:MBN 화면 캡처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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