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강소는 1894년 동학농민운동 당시 관내 안정과 치안 질서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농민들의 지방자치 기구였다. 당시는 농민군들이 군수, 현감을 대신하여 집강소를 중심으로 지방행정을 다스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선된 2020년 당시 부안-김제에 무엇이 불안정하고 어떤 치안 질서가 필요해서 집강소를 설치했는지 알 수 없다.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통열한 반성과 자기성찰을 위해 당내에 집강소를 설치했다면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다.

집권 여당이 대선에서 0.7% 차이로 근소하게 패배했다는 것은 민주당 내분의 개혁과 민심 이반이 무엇이었는지 찾아봐야 한다. 최근 부안 민주당 사무실에서 터져 나오는 여러가지 잡음도 같은 이유로 봐야 한다.

출처:뉴시스 기사 캡처

군민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면서도 화를 내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120년 전 집강소는 농민군들이 주축이되었다. 하지만 이원택 의원이 주재하고 있는 집강소는 본래의 취지를 역행하고 있다.

민심탐방 부안 집강소 현장 사진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유발한다. 아래 사진은 이원택 의원이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에서 개최한 집강소이다. 대부분 80대 이상 어르신들은 서있고 50대 초반 국회의원은 앞줄 가운데 좌석에 있다.

대선 패배 후 자리를 마련한 민심탐방 부안 집강소에는 이장들이 참석했다. SNS에 돌아다니는 사진 분위기 역시 군림하는 좌석 배치였다.

SNS 사진 캡처

집강소 형태로 틀이 짜인다면 농민군을 대표할 수 있는 읍면 이장들이 국회의원을 초치하여 청문회식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가 되어야 맞는데 현장 사진은 당초 집강소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좌우 배석해 있는 일부 정치인 태도 또한 비난받기에 충분했다. 

3.9 대선에서 부안군민들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86% 이상 지지했지만 낙선했다. 도로변에는 부족했다는 이재명 후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원택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기자회견 또는 성명서를 통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음을 알려야 했지만 SNS에 올린 사진에는 "다시 초심으로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부안읍 터미널 사거리에서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부안 군민들은 19대 대선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보냈지만 민주당은 군산-김제에 비해 부안군 지역 발전을 위해 해준 것이 별로 없다는 것과 농지법 문제로 군민 원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도 86%가 넘는 지지와 성원을 보냈다.

이렇게 협조 잘하고 있는 군민들이 어떤 문제가 있어서 집강소를 설치해서 민심을 듣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계화면 k 씨는 "이재명 후보가 낙선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것이지만,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정치인들이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자기 공로가 컸다고 자랑질 하는 꼴을 볼까 봐 걱정했다"라며 선거운동 잘못을 지적했다.

한편, 도내 국민의힘 득표율은 부안군 12.51%, 김제시 12.45%, 고창군 11.30%, 정읍시 12.20%, 순창군 11.23%, 임실군 12.15%, 남원시 12.77%, 전주시-익산시-군산시 14~15%, 득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무주군으로 19.84%이다.

'부안군-김제시' 국민의힘 득표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만약 국민의힘 집권 여당이 2016년과 같은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올 시 그때 집강소를 설치해야 한다.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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