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 다 보았으면 그동안 도움 주었던 사람들에게 "우리가 언제부터 알고 지냈지, 그리고 네가 한일이 뭐냐"는 식으로 가차 없이 버리는 것을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고 한다. 선거가 끝나면 자주 회자되는 단어다.

의리 있다고 알려져 있는 정치인들은 가식적이나마 토사구팽을 하지 않는다. 다른 방법으로 그동안 신세 진 사람들을 내친다. 

공과(論功行賞)를 가리는 그곳에서 유일하게 살아남는 사람들이 하는 짓은 그동안 고생한 사람들을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앞세워 주군에게 보고하고 공을 빼앗아 버린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을 십상시十常侍라고 부른다.

십상시들은 특정인이 잘 되는 꼴을 싫어한다. 다만 그들에게 아부하는 사람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높은 자리에 중용할 것을 주청한다.

40대 초반에 무소속으로 남해군수에 당선된 김00 씨가 있다. 김 군수는 재선 연임에 성공하였으며 이후 도지사 출마를 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왔다. 

정치적 혼돈기가 있으면 어김없이 언론에 나와 자기주장을 강하게 어필하며 차세대 주자임을 각인시키고 있다. 깨끗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중량감 있는 현역 국회의원이다.

모든 사람들과 소통할 줄 아는 부드러운 정치인이지만 고집스럽게 챙기는 사람이 K 비서실장이다. 주변에서 "K 비서실장 때문에 당신이 멍들고 있다"고 말하면, 김 군수는 "다른 사람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저는 K 비서실장을 믿습니다. 두 번 다시 이야기하지 마세요"라며 측근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고 한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이 그동안 고생했던 측근들을 버리고 새로운 측근을 만들기 시작하면, 다시말해서 토사구팽을 시작하면 대중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이번에는 운이 좋게 당선 되었다 하더라도 차기는 절대 보장할 수 없다. 또한 그곳에는 십상시들만 우글거리는 음침한 소굴이 되어 있을 것이다.

1000표 이내로 당락이 결정된 인근 지역이 있다. 이곳에서는 "누구 때문에 당선되었다"라는 말보다 "누구 때문에 떨어졌다"라는 말이 지역을 휩쓸고 있을 것이다.

선거 캠프에서는 명확한 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있어야 한다. 이것을 생략한 채 인신공격성으로 '누구누구 때문에' 라는 말만 무성하게 흘러 나오면 그 집단은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6.1지방선거가 끝났다. 누가누가 토사구팽 당했는지 찾아보자..

2018년 지방선거 자료사진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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