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립도서관에서 대출한 최인호 소설 商道 2009년 개정판을 2회 연장까지 해가면서 정리한 내용으로 우리가 곱십어 볼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의주 상인 임상옥의 스승 석숭 스님이 위급 시 사용하라고 준 戒盈杯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임상옥을 살려준다.

그리고 계영배가 깨지던 날 우삼돌 스승 석숭 스님이 열반에 들었다는 것도 소설 商道의 맛을 더했다.

우삼돌(우명옥) 스승이 석숭 스님으로 추정되게끔 소설을 전개시켰다. 사랑하는 여자와 자식을 잃어버린 우삼돌은 계영배를 만들어 아버지에게 술 한잔 올리고 다음날 산속으로 들어갔다.

계영배에 새겨진 계영기원戒盈祈願(가득 채워 마시지 말기를..)은 현실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될 내용이다.

다음은 최인호 소설 商道에서 우삼돌이 근무했던 광주 사옹원 이야기다.

"임상옥이 가포집稼圃集에서 스스로 고백했던 生我者父母 成我者一杯(나를 낳아준 사람은 부모이지만, 나를 이루게 해준 것은 그 하나의 잔)이 당시 상황을 잘 보여준다.

戒盈杯는 戒盈祈願 與爾同死(가득 채워 마시지 말기를 바라며,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 경기도 광주 사옹원에서 우삼돌이 만들었다.

광주 사옹원 번조소燔造所는 왕궁에서 사용될 사기그릇을 조달하는 수공업장이 있다. 이곳에 종8품직의 번조관燔造官이 파견되어 직접 사기그릇 생산을 독려했다.

숙종20년(1694)에는 연간 1300죽(1죽 10개)을 궁중에 납품했다고 한다. 사옹원에 소속된 사기장이 380명이며 이들은 철저히 분업이 되어 각자 맡은 일만 했다.

작업감독 변수邊首, 성형을 맡은 조기장造器匠, 굽는 일을 하는 마조장磨造匠과 보조를 맡은 건화장乾火匠, 제조를 맡은 수비장水飛匠, 연토鍊土를 맡은 연장鍊匠, 수정修正을 맡은 참역站役과 번조燔造를 맡은 화장火匠, 번조 책임자인 부호수釜戶首와 번조 살핌을 맡은 감화장監火匠, 화공인 화청장畵靑匠과 유약조합釉藥調合을 맡은 연정鍊正과 시유施釉를 하는 양수장養水匠, 제품의 선별을 맡은 파기장破器匠

번조소에서는 해마다 임금이 쓰는 그릇인 어선御膳을 비롯하여, 왕궁 소용의 일반 용기, 봉상시의 제기, 內醫院의 제약용기, 왕가의 경사 때 사용되는 특수 사기 등 만3천개가 넘는 御器들을 上供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전국의 명인들을 차출해서 해동기로부터 결빙기까지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경기도 광주에 설치되었던 관요는 퇴촌면, 실촌면, 초월면, 도척면, 경안면, 오포면 등 6개면으로 나뉘어 있었다. 이는 10년을 주기로 燔木을 위해서 수목이 무성한 곳을 찾아서 이동했기 때문이다.

분원이 설치되어 가마를 굽기 위해서 수목을 채취한 곳은 숲이 무성해질 때까지 비워두었다가 다음에 다시 분원을 설치하여 수목을 채취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최고의 자기를 갑번匣燔이라 한다. 최고의 백자를 雪白磁라 하며, 그 이름을 갑번자기락 부른다."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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