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순 씨를 만난 곳은 부안농협 주산지점이었다.

1931년생 박종순 씨는 부안 주산국민학교 16회, 전주북중 27회로 졸업했다. 93세 나이지만 돋보기 쓰지 않고 책을 보고 있으며, 보청기 없이도 잘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박종순 씨는 전주에 사는 장손에게 전화를 건다고 하면서  "나도 큰일 났다.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네"라며 93세 기억력을 탓했다.

박병선(조부), 박상기(백부), 박준기(아버지)씨는 부안군 주산면 소주리 신율(밤개)에서 출생했다. 특히 朴炳善 씨는 주산국민학교, 동정국민학교, 정읍 덕천국민학교 등에 학교 설립에 필요한 토지와 금전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朴炳善 씨의 인재 육성 지원은 아들 박상기 씨에게 유전되어 계속 추진되었다. 1939년 5월 주산면 지역 유지들이 荷汀 朴先生 敎育功績碑를 세웠다. 당초에는 학교에 있었으나 현재는 선산에 있다.

朴炳善 씨는 제2대 주산면장을 역임했으며, 아들 박상기 씨는 고창 무장중학교 교장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까운 일은 6.25 전쟁 중에 인민군들에 의해 1950.08.15 전주형무소에서 학살당했다는 사실이다. 

박상기 씨에 대한 인민군 학살은 주산면의 불행이었다. 1950년~1968년까지 주산국민학교는 학생 수가 10배 이상 급증하여 교실, 책걸상 등이 엄청나게 부족했다.

육영사업을 위해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父子(박병선-박상기)의 빈 공백은 매우 컸다.

관련해서 박상기 씨와 일제강점기 주산지서 차석 조 00 씨와 인연은 훗날을 위해 기록으로 남겨야 했다.

박종순 씨는 "왜정 때 갈촌 주산 지서 차석으로 있던 조 00은 해방 후 이리 서장, 전북도경 보안과장 등을 했었는데, 우리집 장손이 전주 적산가옥을 매입하여 수리할 때 천장에서 스웨덴제 권총이 나온 거야. 그래서 장손이 알고 지내던 조 00 보안과장에 신고하며 줬어"라며 당시 상황을 잘 설명해 줬다.

이어 "내가 전주북중 2학년 때 해방이 됐어. 그러니까 왜정 때 국민학교를 다녔는데 일본군 오장 출신 훈도가 사나웠는데. 이 사람이 청년연성소 대원들 교육을 전담했다"라며 이러한 사실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80년 전 사실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박종순 씨는 1926년 주산보통학교 동맹휴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한편, 舟山公立靑年訓練所는 1941년 3월 28일 蓮村明吉 주산면장이 청년훈련소 인가 신청(주산면 제712호)을 조선총독에게 했다. 

1941년 8월 1일 舟山公立靑年訓練所, 1943년 4월 1일 주산공립청년특별연성소, 1944년 4월 1일 주산공립여자청년연성소 등이 학교 내에 설치되었다.

사진- 朴炳善 선생 61세 기념 사진, 손자 박종순씨 제공

박상기 선생 묘소

주산면 박종순 어르신

하정 박상기 교육공적비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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