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안개 잠긴 산골

진한 어둠의 등허리로

이슬 떨어지는 새벽

신산한 세월의 강을 건너는

나그네 마음 같은 바람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휘둘린다

바람과 함께 길 가는

구름도

이리저리 요동치고

서 있는 산도

흔들리는 것은 마찬가지

보일 듯 말 듯

끝이 없는 벼랑 같은 삶 이런가

기나긴 시간의 터널 끝

영원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박형규 전 남원부시장·시인)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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