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잠긴 들녘 길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삶의 곤고함처럼

걷힐 듯 걷히지 않는

안개 잠긴 들녘을

가로 지르는 길

해마다 구절초 피는

이맘 때

그 길로 멀리 떠난 아들

기다리는 어머니처럼

긴 목을 세운 가로수 따라

안개 강이 흐르고

가을 깃든 강가

코스모스는

얼마 남지 않은

생배 한 조각으로

그리움의 향기를

먼 하늘로 흘러 보내고 있다

(박형규 전 남원부시장·시인)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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