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대 숲에서

사람으로 살면서 비운다는 것

어디 쉬운 일 인가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살아온 이력

어디 하소연 할 때 없고

울고 싶어도 같이 울어 줄 이 없어

가슴 푸르게 더 깊어져

마음에 검은 웅덩이가 늘어만 갈 때

눈 내리는 날 대 숲에 들어가 보라

숲에 들어가 얼핏 보면

속을 비워 날렵하고 매끈하게 서서

아무 근심 없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 같으나

그도 살아 있는 것이라

눈 내리는 날이면

칸칸이 쌓인 근심

가슴에 품고 있다가

못 견디게 바람 부는 날

마음에 있는 아픈 상흔 다 토해 내고

폭포수처럼 눈물을 흘릴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 거기서 대나무와 함께

목 놓아 울어 보아라

(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시인)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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