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운마을

새들이 북으로 날아가는
가을 이맘 때
옥정호 한가운데
외로운 섬으로 남은
용운마을
안개에 잠기여 고즈넉하다.

굽어진 길 따라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연보라 구절초가
강나루 건너오는 어부를
여인네 대신 맞이하고

밤새 별들과 이야기하다
호수 가장자리
그림자처럼 떠있는
조각배엔
저만치 간 달빛이 어려 있다.

동과 서를 가르는
바위섬 사이로
물안개 피어올라
마을 선창은 금빛 포구가 되어
다시 구름에 잠기고

여름 내내
긴긴 사연 흘러보내
그리움이 절반 차오른
붕어섬 갈대숲에
들불 타올라
어둑한 산골 밝힌다.

(시, 사진- 박형규 前남원부시장)

(시, 사진- 박형규 前남원부시장)

(시, 사진- 박형규 前남원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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