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행복주머니로 만드는 새해를 바라며

시골 농협에서 근무하다보면 이웃과 불화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주민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원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큰 것 보다는 출발은 사소한 다툼으로 시작해 감정싸움이 겹치다가 결국 큰 사건으로 발전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몇 년 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10원짜리 화투를 치다 감정다툼으로 인해 마을회관 냉장고 사이다에 고독성 농약을 몰래 타 2명의 할머니가 사망하고 4명이 입원하여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상주 마을회관 농약 사이다 사건’

1명이 사망하고 1명을 중태에 빠트린 ‘청송 마을회관 농약 소주사건’ 모두 이웃과의 불화로 인해 벌어진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러한 사건이 먼 지방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어느 읍면이나 꼭 2~3개 마을은 이장선거나 농사과정, 또 자그마한 감정싸움으로 인해 결국 경찰서를 오고가는 사건으로 번지는 것을 보며 어느 특정지역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서로 개인생활에 익숙한 도시에서는 층간소음이니 주차문제 등이 대부분 불화의 원인이지만, 마을 공동체 위주인 농촌은 그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주민 복지를 위해 힘쓰는 행정기관이나, 치안과 안전을 위해 고생하는 경찰서나 모두 바쁜 연말연시이지만,

내년에는 바쁜 틈을 쪼개서라도 마을공동체에서 불화 원인과 이에 맞는 매뉴얼을 갖춰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노령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인구가 줄어가는 농촌에서 멀리 있는 자식이나 친지들보다는 늘 함께하는 이웃은 좋든 싫든 살아가는 환경에서 무시하지 못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글로벌 시대에서 세계여행을 밥 먹듯이 하고 우주선이 새로운 별나라를 가는 세상이다 보니 우리는 그간 너무 소중한 것을 잊고 살지 않았다 싶다.

농협은 연초면 마을에 가서 작년 결산결과를 공개하고 새해 사업소개 및 배당금을 나눠주는 좌담회를 연다.

마을 회관 새해 좌담회에 가면 꼭 이 말을 해주려 한다.

“이웃을 잘 지내시는 분은 항상 행복주머니가 함께 하고, 이웃과 싸우는 분은 항상 옆에 폭탄가방을 끼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함께 많이 웃으세요. 서로 기분 좋고 즐거운 얘기 많이 하세요. 이제는 자식보다 옆에 계신 분이 더 소중할 수 있어요.”

기해년 새해에는 모두가 황금돼지의 기운을 받아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2018.12.27

기세원 부안농협 백산지점장

<기세원 프로필>.

1964년 전북 부안 출생
현 부안농협 백산지점장
2010년 월간 [조선문학]으로 시 등단 신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부안문인협회, 조선문학문인회. 형상21시문학회 회원
(2014) 수상
(2017) 수상
저서 : 시집 『바다는 나를 위해 잔잔해주지 않는다』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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