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강에서
-기세원

그리움이 크더라
초여름 태양
바다에서 무너져 내려
은빛 조각 파도에 나부끼며
적벽강으로 밀려들어올 때
그대 향한 사랑
같이 밀려오더라

그대 그리움 떨치기 위해
지난날 아름다운 추억
모래밭에 묻어두며
잊기 위해 혼자 있던
그 바닷가에서
그대 그리움만 더 키우고 있더라

멀리 외로운 섬이
나마저 외롭게 했다고
그 섬을 탓하지 않으리라
내가 외로운 것을
섬이 외롭다고 말하지 않으리라

부질없어도
부서진 모래성을 쌓고 또 쌓듯
그대 그리움 쌓이는 적벽강에서
그대 그리워 홀로 부르는 노래가
그대에게 들릴까 봐
더욱 작아지더라
더욱 작아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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