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립도서관(문숙자 교육청소년과장) 서고에 있는 유홍준 교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1)를 읽으며 저절로 느끼게 되는 감흥을 주체할 수 없어 아래와 같이 원문을 기본으로 소개한다.

(사진-종묘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일본 국보 제1호 고류지(廣隆寺) 목조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에 대해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야스퍼스가 극찬했다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조선조 건축물 종묘宗廟에 대해 프랭크 게리(미국인 건축가)는 “한국 사람들은 이런 건물이 있다는 것을 감사해야 한다”라며 종묘에 대해 무한한 찬사와 존경을 보냈다고 한다.

많은 건축가들은 종묘에 대해 그리스 파르테논시전, 로마 판테온, 중국 천단과 같은 반열에 놓일 정도로 훌륭한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종묘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1978년 유 교수는 “공간”사에 같이 근무하고 있는 설계팀 미국인 친구로부터 종묘제례를 구경하자는 제안에 따라 난생처음 종묘를 찾아 관람하게 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인지 몰라도 유 교수는 1979년부터 중앙일보 계간미술 기자로 옮겨가게 되며 한국문화에 깊은 성찰을 하게 되었다.

종묘는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이후 첫 번째 궁궐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사극 드라마에 종종 나오는 대사에 종묘사직을 위해...

조선은 유교라고 하는 사상적 기반 위에 만들어졌기에 궁궐 건축물도 왼쪽에는 종묘宗廟를 오른쪽에는 사직社稷을 조성하는 좌묘우사左廟右社를 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종묘宗廟는 임금의 조상을 봉안하여 효성과 공경을 높이는 곳이요, 궁궐은 존엄성을 보이고 정령을 내는 것이며, 성곽은 안팎을 엄하게 하고 나라를 굳게 지키려는 것으로, 이 모두 나라를 가진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적혀있다.

종묘는 왕의 선조들을 모신 사당이다. 유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혼魂과 백魄으로 분리되어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땅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후손들은 무덤을 만들어 백을 모시고 사당을 지어 혼을 섬긴다.

종묘宗廟는 현재 19칸의 정전과 16칸의 영녕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전에는 19분의 왕(왕비까지 49위), 영녕전에는 16분 왕(왕비까지 34위) 신위가 모셔져 있다.

정전의 마지막 신실 제19실에는 순종 황제, 영녕전 마지막 칸 제16실에는 영친왕이 모셔져 있다.

조선조 정도전이 시작한 종묘는 현종, 영조, 헌종 시대에 증축이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마치 조선조 운명을 예견한 듯 종묘 건축물은 정전 19분의 왕과 영녕전 16분의 왕을 위한 건축이 되어 있다. 하지만 연산군, 광해군은 종묘에 모셔져 있지 않다.

종묘가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6.25전쟁을 거치는 동안 파괴되지 않은 것이 경이로운 일이라며 놀라고 있다.

특히 종묘에서 거행되었던 종묘제례악은 세종-세조대에 완성된 곡으로 조선시대에는 장악원掌樂院 악사들이 연주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구황궁아악부 악사들이, 현재는 국립국악원 악사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유교문화권 국가인 중국, 대만, 베트남 등지에서 제례악 맥이 끊겨 한국에서 배워가고 있다고 한다.

종묘제례에서 보태평 춤은 문치를 기리는 문무文舞이며, 정대업은 무공을 찬양하는 무무武舞이다. 제례악에 맞춰 추는 일무(팔일무)에서 문무文舞는 왼손에 약籥, 오른손에 적翟을 들고 추며, 무무武舞는 앞에 네 줄은 검劍, 뒤의 네 줄은 창槍을 들고 춘다. 64명이 추는 팔일무이다.

종묘에서 특이한 것 두 가지는 공민왕신당과 공신당이다.

공민왕신당은 망묘루 동쪽에 있는 별당으로 고려 31대왕 공민왕을 위하여 종묘 창건시에 건립되었다고 전한다. 신당 내부에는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魯國大長公主)가 한자리에 있는 영정(影幀)과 준마도(駿馬圖)가 봉안되어 있다. 신당의 정식 명칭은 '고려 공민왕 영정 봉안지당(高麗 恭愍王 影幀 奉安之堂)'이다.

공신당功臣堂은 조선 왕조 역대 공신들 83위 위패를 모신 곳이다. 가문의 영광이 되는 셈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교수(이하 유 교수)는 1949년생으로 서울대 미학과, 성균관대 동양철학 박사 출신으로 2004~2008년까지 문화재청장을 역임했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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