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길을 걷다

변산 마실길, 데이지꽃-찔레꽃 백색향연

해변 따라 이백리 길이 나 있어
예로부터 누군가가 걸어다닌 길
길은 길로 이어지고
이어진 길 위에 변산마실길 행장 차린다.
서두터 새만금전망대 올라 의상봉 대사께 문안드리고
지팡이 들고 길을 나선다
억새꽃 사이 햇살 주우며 조개미 굽이돌아
패총을 보고 백사장 밟으며 송포로 간다
사망士望 선비님과 시 한수 짓고 노리목에서 옥녀와 놀다
모세의 길 열리면 하섬에 들리고
수성당 게양할미 적벽강 후박잎 엮어서
나막선船 지어 책석강에 띄어놓고
대명에서 쉰다.

위도로 떠나는 님 배웅하고서
물숲으로 떨어지는 붉은 쟁반을
켜켜이 쌓여 있는 책장에 넣어두고
선착장 포장마차에서 모둠회 소주잔 기울이며
오가는 벗님네와 정을 나눈다.

김영렬 부안문화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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