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쯤 80대 할머니는 퇴근길에 카페 홍익테이블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길가 문턱에 앉아 달게 마시고 집에 들어간다. 할머니는 시장 입구에서 좌판을 하고 있다.

매일 같이 찾아오는 단골 할머니에게서 하루를 열심히 보낸 자신에게 시원한 커피 한잔을 투자하는 낭만적인 황혼의 모습을 보았다고 카페 사장은 말한다. 실제로 그 할머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하루 고된 시름을 흘려보내며 본인에게 투자한 고급스러움에 만족한다면 그것은 행복이 될 수 있다.

아파트 입구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는 50대 초반 여사장은 출근을 미용실로 간다. 품격 있는 모습을 스스로 가꿔야 한다는 본인의 이론에 따라 365일 헤어 손질에 돈을 투자한다. 주변 사람들이 볼 때마다 젊어지고 이뻐진다는 말에 흐뭇해하고 있다.

임기태 전 부안군 의장은 새벽같이 심고정(부안군 활터)에 나가 지인들과 아침 내기 시합을 한다. 운동 끝나면 다 같이 콩나물 해장국집에 가서 활력소를 먹고 나온다. 그리고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지만 새벽 운동을 결석하는 법은 없다. 건강이 최고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 부안 군수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P 씨는 아침부터 지인들과 전화하며 세상 소식에 귀동냥 한다. 그리고 목욕탕에 가야 부안 물정에 대해 아는 체를 할 수 있다.

또 한 명, 부안 군수 출마를 준비하는 K 씨는 새벽같이 출발하는 인력 봉고차를 돌며 인사하느라 바쁘다. 그러면서도 선거 때문이 아니라고 극구 변명하고 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1500/365) 조합장 F 씨는 차기 조합장 당선을 위해 오늘도 점심-저녁을 그들과 먹어야 한다. 이제는 식당 밥에 질려 먹고 싶지 않지만 유일하게 제일 잘하는 짓이 이것뿐이라서 어쩔 수 없이 계속하고 있다. 한시도 부안을 떠날 수 없으며 본인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어 큰 고민이라고 한다. 선거철마다 이번이 마지막 출전이라고 외치지만 믿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정년 퇴직(공로 연수 포함)한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지만 딱히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퇴직 동료들에게 전화하여 점심 약속을 한다.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다가 일단 1년은 쉬고 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튼다.

만약 사업을 하겠다는 웅대한 포부로 투자를 결심 하게 되면 그다음 인생은 99% 장담할 수 없는 깊은 나락으로 빠지게 된다. 결코 자신을 위한 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퇴직한 L 씨는 새벽에는 뒷산에 오르고 오전 10시부터 탁구장에 가서 동호인들과 격렬한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혼자 밥을 먹는다. 배우자는 현직에 있고 자녀 두 명은 출가했기 때문에 거실에 혼자 덩그러이 앉아 있는 외로움에 적응해 있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것은 TV에서 볼 수 있는 선수들 같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탁구 개인 레슨비가 지출되고 있다. 현재 탁구장 대표 선수로 출천할 만큼 기량이 일취월장하여 만족하는 입장이다. 1년 후에는 탁구장 코치로 활동하며 용돈까지 벌 수 있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입장이 바뀐 사람도 있다. 이한수 군의장에게는 전직이 따라붙는다. 2년 동안 손발이 되어준 K9 대형차 대신에 본인 승용차로 행사장을 다녀야 한다. 물론 수행비서도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생활 자체가 어색할 수가 있다.

반면 문찬기 군의장에게는 K9 대형차, 운전기사, 수행비서까지 지원되는 완전히 사이즈가 다른 세상을 2년간 맛보게 되겠지만 2022년 이후에는.. 

100세 시대... 여러분은 오늘 하루 자신을 위해 얼마를 투자했습니까?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출처:잡코리아 채용공고)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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