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역사를 제대로 기록해야 될 첫 번째 사업은 정확한 내용이 들어 있는 부안군지 발행이다. 최근 부안군 이름으로 발행된 것은 1991년 부안군지와 2015년 부안군지가 있다.

모든 기록은 지방 군지를 최우선으로 채택하고 있어 발행을 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정유재란에 관한 기사 자료는 1887년 부안지, 1932년 부풍승람, 1932년 야수실기, 1966년 부안대관, 1980년 부안향토문화지, 1982년 변산의얼, 1991년-2015년 부안군지 등을 참고한다.

1597년 9월 15일 유정자에서 순절한 의병장 유희방에 대한 기록은 1980년 부안향토문화지(변산문화협회 발행)에 상세히 기술해 놓았다.

부안향토문화지에서는 "유희방은 무과에 등과하여 훈련봉사를 받았으나 이를 사양하고 부안 변산에 은둔하였다. (중간 생략) 그는 호벌치 전투에서 적진에 돌입하여 수많은 왜병을 죽이고 적의 사기를 꺾었으나 적은 일시 패주하는 듯하면서 다시 병력을 정비하여 반격하여 왔다. 그는 비상한 비계를 세워 유정자 뒷산정을 짚으로 모두 덮어 군량과 병기의 노적같이 위장하여 적을 속이고, 요소요소에 우물을 파 병졸의 식수에 쓰도록 준비하는 등의 智略으로 勇戰하였으나 대거 반격하는 적에게 중과부적으로 그해 9월 15일에 怨恨의 殉節을 하고 말았다. 향년 31세"라고 기록되었다.

더욱 애틋한 사연은 당시 전투에 유희방의 장인 권대붕權大鵬이 참가했다. 호벌치전적비에도 유희방, 권대붕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사위의 죽음을 목도한 장인은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딸에게 슬픈 소식을 전해주었을 것이다.

유희방 직계는 祖父 유계조柳季條-父 유봉효柳奉孝이다. 1887년 부안지 인물편에 유계조, 유희방 두 명이 소개될 정도로 명문가였다. 특히 족보에는 아버지 유봉효가 어모장군으로 기록되어 있다. 

2015년 발행된 부안군지 4권(468P)에는 "유희방은 본관이 고흥이고 고려 명신 청신의 후손으로 삭녕 현감 계손의 5대손이며 봉효의 아들로 어모장군의 벼슬에 있었고.."라고 되어 있다. 문맥으로 보면 유희방이 어모장군 벼슬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족보와 다른 기록에는 아버지 유봉효가 어모장군으로 되어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1597년 4월 20일 순절한 의병장 채홍국은 고창군 흥덕면 남당리 모충사와 부안군 상서면 유정자 민충사에 위패를 모시고 있지만 역사적 사실(시기와 장소)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

1597년 9월 19일 청등벌 전투에서 순절한 도곡 이유는 민충사에 위패는 없지만 후손들의 정성으로 부안군 상서면 감교리에 타루비, 상서면 통정리에 경의재와 유허비를 세워 도곡 선생의 충절을 지키고 있다.

의병장 유희방은 민충사에 위패도 없고, 부안 그 어디에도 의병장에 관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부안군 하서면 석불산 고흥 유 씨 묘역에도 의병장 유희방 안내판 하나 없다.

정유재란 당시 부안 백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운 의병들에 대한 국가와 지방 정부의 대접이 이렇다. 다행스러운 것은 부안군 문화관광과에서 올해 상반기에 정유재란 의병장들을 민충사에 위패를 모시겠다고 한다. 400년 만에 한 가지라도 해결될 것 같다.

족보에 의병장 유희방 아버지는 어모장군으로, 의병장 장인은 권대붕으로 기록되어 있다.

부안군지 4권에 나와 있는 의병장 유희방 기록. "어모장군의 벼슬에 있었다"라고 되어 있지만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출처: 1932년 발행 부풍승람, 소장자 부안노휴재, 국사편찬위원회) 부풍승람 地 부안 성씨 '고흥유씨'편에 의병장 조부 유계조, 부 유봉효 등이 기록되어 있다.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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