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범 전 국회의원 보좌관

지구가 점점 더 뜨겁게 달구어진다고 아우성이다. 그에 따라서 각종 기후이변이 속출할 거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요번 겨울엔 우리나라도 몹시 추웠고 폭설도 잦았는데 현재도 진행 중이다. 엊그제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70% 정도가 눈으로 덮였다고 했다.

유럽은 코로나19와 벌이는 사투만 해도 버거운데 홍수로 인한 범람지역이 늘고 있다고도 했다. 자고 일어났더니 알프스 만년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도 한다. 북극곰이 둥둥 떠다니는 얼음조각 위에 불안하게 서있는 사진 한 장이 북극빙하가 사라지는 현장을 실감나게 증언하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기후변화도 해년마다 차이 나는 것을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이와 같은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을 지구온난화에서 찾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고자 전 지구적, 전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 및 지구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온실가스를 지목하고 있는데, 대기 중에 떠다니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질소 등을 구성하는 원자가 서로를 강력하게 결합시켜 온실가스효과를 낳는다고 한다.

세계 최고부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마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저작물인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을 어제날짜로 전 세계 동시 출간했다.

이 책에서 빌 게이츠는 원자력에너지의 효용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과학적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아니 될 것이라고도 주장하는 모양인데, 그 실상이 무엇인지 살펴볼 일이다. 에너지와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은 나도 당연히 구입주문을 넣었고 요번주말엔 주의 깊게 읽어낼 것이다. 과연 빌 게이츠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원자력에너지가 청정에너지로써 쓸모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

우리나라도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정책방향을 벌써부터 제시했고, 탄소제로를 위한 갖가지 에너지정책을 시행하고 있거나 강력한 추진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의 달성목표가 2050년이라고 하는데 대하여 기후 및 환경전문가나 운동가들은 지금 당장 강력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허파가 망가지고 있는데 2050년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체에너지원으로써 태양광과 풍력발전에 기후적 발전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를 과대 포장하여 탄소제로를 이룩하는 주요정책수단으로 삼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태양광발전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안고 있다. 긍정적인 면은 태양광발전의 당위성에 근거한 시대적 흐름일 것이고, 부정적인 측면은 기술적 환경적 요인을 배척한 시설의 한계일 것이다. 양면의 일단을 살펴보자.

탄소배출량을 감축한다면서 탄소를 잡아먹는 산림을 파괴하면서까지 산지태양광발전소 건설은 과연 타당한가. 산림녹화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나무심기를 신봉하던 때가 있었다. 불법벌목은 형사적 처벌의 대상이었고, 합법적인 벌목일지라도 강력한 법으로 규제하여 허가사항으로 강화했었다. 산림녹화의 현장이 곧 산업부흥의 현장인 것처럼. 그 결과 대한민국의 산림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꿀릴 것이 없을 정도로 대단히 울창해졌다.

이런 산림자원이 근래에 이르러 망가지고 있다. 백두대간에도 서슴지 않고 거대한 톱날을 들이대며 벌목을 자행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면서 숨 쉬게 만드는 허파를 제거하고 있다.

불행히도 정부의 ‘그린뉴딜’이 산림훼손의 떡밥이 된 것이다. 어디 산지뿐이던가. 새만금개발사업이라는 미명하에 갯벌과 어장을 망가뜨리면서 확보하고자 했던 농지의 절박함을 벌써 잊은 듯이 태양광 시설이 농지를 파먹고 있도록 방치하고 있다. 아니 그 같은 농토는 이제 필요가 없으니 어서 없애버리자고 앞장서 부채질하고 있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우리 주변으로 눈길을 돌리기만 해도 너른 산지와 농지를 태양광 발전시설이 뒤덮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쯤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산지와 농토를 좀먹으면서까지 겨우 수명이 30여년 안팎인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을 벌여야 할 만큼 ‘그린뉴딜’은 만능이어야 하는가. 태양광이나 풍력을 매개체로 하는 에너지 전환정책이 그린뉴딜의 목표치를 달성케 할 것인가. 2030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이나 2050탄소배출 제로시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제대로 된 그린뉴딜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대안을 찾아나서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의 양태를 바꿔야 한다.

지금이라도 허울이 판치고 명칭만 그럴싸해 보이는 '그린뉴딜'에 대한 수단을 달리 생각해야 한다. 여전히 울창한 산림과 동네 과수원의 나무를 베어내는 것은 물론, 식량창고인 너른 벌판을 야금야금 좀먹는 환경파괴적인 후진국형 태양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태양광산업이 중국에도 한참이나 뒤져있는 상태라면 누가 봐도 이는 후진국형이 아니겠는가. 유럽이나 중국에선 이미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태양광이 아니라, 건물외벽이나 지붕 그리고 창문에까지 태양광 발전설비를 하고 있는 현실을 되돌아봐야 한다.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중국의 대표적인 태양광발전의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중국은 이미 기와태양광을 개발해서 지붕에 기와를 올리듯이 기와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환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중국이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환경재앙국가로 알려진 중국이지만 태양광발전 분야만큼은 어느 선진국가 못지않게 앞서 있다.

전기 생산효율이 높은 박막형 모듈기술을 활용해 햇볕이 나지 않는 흐린 날에도 전기를 생산한다. 실내 형광등 불빛에도 전기 생산이 가능할 만큼 효율이 높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건축물일체형 태양광(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이라고 하는 대형빌딩벽면 전체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엔 이와 같은 선진국형 태양광 발전기술을 갖고 있지 못하는가.

왜 없을 것인가. 태양광 정책은 거북이처럼 기어가고, 태양광 기술은 토끼처럼 뜀박질한다는데 그 차이가 있을 뿐이다. 기술보국인 우리나라에도 BIPV(건축물일체형 태양광, CIGS Flexible Module) 기술이 개발되어 이미 상용화되고 있다.

중국제품보다 더 가볍고(1㎡의 무게가 2.4kg, 결정질 모듈의 무게 23~26kg의 약 1/10에 불과함) 전기 생산효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품질(부드러워 곡면설치도 가능함)이 우수한 제품으로 말이다. 태양볕이 들어오는 곳이면 어디든 설치 가능한 기술이 집적된 제품이다. 다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부족하여 널리 보급되지 못했을 뿐이다.

태양광기술의 선진국이라 하는 중국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태양광 발전기술을 우리나라도 이미 개발한데 이어서 제품까지 생산하여 수출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린뉴딜을 넘어 탄소제로시대를 성공적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발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더하여 풍력발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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