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섬 마을 외나무다리

안개 자욱이 낀 날

모두 잠든 새벽

가을 마른 가슴을

가로 지르는 외나무다리

달빛 젖은 건너 마을로

아스라이 건너 간다

코스모스 듬쑥이 핀

강모퉁이 돌아 멀리 떠난

님을 찾아 가고 싶은데

한번 가면

되돌릴 수 없는 사연

더 가는게 아쉬운 듯

모래톱에 주저 앉아

흔들리는 마음 가라 앉힌다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는 강물의 사랑

외나무다리 놓아둔 채

속절 없이 바람으로

하늘가에 새겨놓고

떠나가는 날

코스모스만 배시시 웃는

안개 자욱이 낀날

(박형규 전 남원부시장·시인)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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