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프로젝트 줄포염전 이야기(3)

1944년 프로젝트 줄포염전 이야기(3)일제강점기 그들은 전쟁에 올인했다

조봉오 기자
승인 2022.12.2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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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염업 신 과장의 제보로 알게된 류창호 교수 논문(전시체제기 조선 염업의 공업화 과정과 일본 독점자본의 침투, 2021년, 류창호, 한국학연구 제63집)은 충격적인 사실을 담보하고 있었다.

일제는 아시아·태평양 전쟁 당시 인명 살상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염전에서 추출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제염작업의 부산물인 고즙苦汁이 금속마그네슘공업의 원료이며 독가스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제는 오로지 고즙 생산에 올인했다고 한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천일염보다 훨씬 많은 양의 고즙을 생산할 수 있는 진공전오염 방식을 계속해서 발전시켰다는 자료는 상당한 충격이다. 이러한 은밀한 작업이 18년간 진행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부안 역사이다.

한편, 1944년 8월 일제는 부안군 보안면 일대에 줄포염전 228ha를 축조하려다가 중도에 포기한다. 조선의 운명이 회생할 수 있는 천운이 생긴 것이다. 인명 살상용 독가스 생산을 못했으니 말이다.

(출처:전시체제기 조선 염업의 공업화 과정과 일본 독점자본의 침투, 2021년, 류창호, 한국학연구 제63집)

류 교수는 논문에서 "1929년에 준공된 조선염업주식회사 인천제염소에서는 天日鹹水煎熬法에 의한 전오염이 꾸준히 생산되고 있었다. 따라서 조선제염공업주식회사의 설립은 대일본염업주식회사가 이러한 물적 토대를 갖추고 있는 조선염업의 진출 수단으로 손쉽게 이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조선제염공업주식회사의 계획안 중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보다도 苦汁 증수의 중요성, 그리고 이에 따른 이익이 강조되고 있으며, 아울러 제염업과 고즙공업을 ‘一貫作業’의 경영 아래에서 염의 생산비를 합리화시킬 수 있다고도 한 점이다. 고즙의 생산을 제염업에서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1945년 3월 말 기준의 조선제염공업주식회사의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천일염 55,449톤, 염화마그네슘 10,000톤, 기타 브롬․칼륨․석고 등을 판매하여 총 3,626,288엔의 수입금을 얻었고, 생산에 필요한 경상경비 총 2,054,400엔을 지출하여 총 1,571,888엔의 수익금을 내었다. 고정자산 상각비, 조세 및 공과금, 지불이자, 퇴직급여 충당금 등을 제한 순이익금은 425,000엔이었다. 총수익금의 46%가 천일염 판매가 아닌 고즙처리대금에서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은 남선화학공업주식회사 용역을 받아 만든 줄포염전평면도 일부이다.